나 그대 사랑하고 있습니다. / 빨간우체통
가장 아름다울 때
가장 슬픈 눈을 가졌던 사람
그게 나랍니다.
나, 나 말이죠!
그때 당신과 함께 있고 싶었습니다.
내 영혼의 상처가
아직은 깊지 않을 때 그대의 품에,
그대의 사랑 안에 나를 맡기고 싶었습니다.
사랑이 가득한 곳은
그대의 영혼이 자리한 곳
그대의 눈망울이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는 곳
내가 간절히 바라던 그대 품이었습니다.
어제의 절망을 어느새
희망으로 뒤바꿀 수 있었을 때
나 당신과 함께 있고 싶었습니다.
눈물이 앞을 가려도
나 그대를 향해 밝은 미소 드릴 수 있고
굴욕 앞에서도 반듯한 자세 잃지 않는
강한 모습 보일 수 있는
조금은 더 당당한 나라 믿었을 때
그저 내 마음 다해 그대를 안아드리고 싶었습니다.
이제는 세월이
그대에게 말 못하게 막습니다.
말 못하는 가슴 답답함보다
세상의 무게가 더 나를 옥죄는 것은
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가로막는
도道가 날 비호함입니다.
그래도, 그대!
나 그대 사랑하고 있습니다.
오늘도 저 과거의 시점에서
출발한 사랑이 눈앞으로 흘러갑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