위태로운 여자 / 박소향
독한 술보다 더 깊이 파고드는
힘찬 물살의 외도
어둠을 가르며 조용히 기우는
바다에 취하다
결코 비지 않은 허공에
연신 자맥질 하며 뽑아내는
파도의 하얀 수액이
허물 벗은 가슴 한 켠에 고이기 시작한다
내 숨통을 트이게 하는
쟁반 같은 너의 하루는 무슨 색일까
꿈속만큼 풀어지는
자유한 이 바램은 또 무슨 색일까
생각중이다
깜박 잠을 읽은 내가
위로의 말처럼 비워내는 기도는
어는 계절에 목 놓아 부르던
심각한 불협화음인지
까맣게 숯이 된 영혼
눈물을 잃는다
허공을 가르며 허물을 벗는
위테로운 여자
물 위에 서다